그냥 어떤 편린들

오늘 검찰국장(진)님께서 점심을 사주시면서 하신 말씀 중 3가지가 인상깊어서 적어둠

1. 아부/아첨/아양의 차이

- 이런 자리에서 하는 말은 세 종류가있다. 첫째, 아부. 둘째, 아첨. 셋째, 아양.

아부는 사실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명예를 고양시키는 것이다.

아첨은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명예를 고양시키는 것이다.

아양은 그런 거 없이 그냥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다.

명예훼손, 허위사실명예훼손, 모욕 3단계를 뒤집어 놓은 것과 같다.

그래서 사실 아부는 나쁜 건 아니다. 다만 배운 사람들이라면 아첨이랑 아양은 떨지 말아야 한다.

이후 이대준이 검찰 용비어천가 올릴때마다 아양이다 아첨이다 하고 놀았음

2. 경찰 수사권의 본질

- 검/경은 문관과 무관의 차이다, 총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인권침해할 수밖에 없는 수사권을 휘두르면서 법적인 통제를 받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다.

- 경찰은 이름부터 경계하고 살피는 것, 검찰은 검사하는 것

범죄예방이 경찰행정의 근본적 목표고, 수사권은 다만 예방이 실패하여 사건이 발생해버린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부여된 부차적인 권한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것을 대통령이 법무부에 위임해서 법무부가 검찰로, 검찰이 경찰로 수사권을 내려보내는 것인데 지금 마치 경찰의 수사권이 경찰의 시원적 권한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그러고 싶으면 대통령이 바로 경찰한테 권한을 부여하든가 해야지, 현재의 이론 구조에서는 말이 안 된다. 교수들이 대체 어떻게 책을 쓸 지 궁금하다.

"사법"경찰관, 피의자"신문" - 참고인"조사"와 구별되는, 법정에서 쓰는 용어인 신문을 쓰는 것부터 사법의 일부가 행정절차로 넘어온 거고 그런만큼 법적인 통제가 이뤄지는 건데, 그런 사법권한의 일부인 수사권을 마치 경찰의 시원적 권한인 것처럼 하는 것은 어불성설.

3. 자식 키워봐야 배신하니까 너무 정을 주지 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효형이 그래서 영상자료를 많이 찍어놓고 있다고 하니까 그래도 소용 없다고 하심

따님이 요즘 연애중인가..ㅋㅋㅋㅋㅋㅋㅋ

법 앞의 평등이 법치국가의 지상과제 내지 동어반복인 것과 별개로, 불법의 평등이란 없다!라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입장이다. 평등이란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대하는 것이라는 상대적 평등의 이념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헌법시간같은 소리는 법학도면 다 아는 얘기고 비법조인이면 딱 저 멘트 이상은 굳이 공부할 필요 없는 얘기고... 요지는 뭐 내가 불법을 저질렀지만 쟤도 했는데 왜 나만 처벌/배상시키냐? 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일견, 아니 당연히 타당한 얘기고, 뭐 내가 주말에 불법주차하다 걸렸는데 세상 모든 불법주차자들을 다 잡을 때까지 나는 과태료를 낼 수 없다고 뻐팅기면 경찰만 100만명쯤 뽑기 전에는 치안집행이 불가해지지 않겠는가(참고: 2020년 말 기준 경찰 수는 총 12만명 좀 넘는다). 뭐 맞는 말이긴 한데... 회사 앞 온갖 종류의 누구를 잡아 가두라는 시위들을 보다 보면, 참 불공평하고 비열한 말 같기도 하다. 법이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없이 약해지면서 하찮은 이들에게는 누구보다도 엄정하게 칼날을 휘두르며 정의를 집행하는 모습이 과연 평등하고 정의로운가? 불법이란 법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법의 이면인데 법앞의 평등과 불법의 불평등이 공존할 수 있는 논리인가? 현실적 제약이라는 건 무단횡단 주정차위반 단속에나 써야 하는 말이 아닌가? 법은 결국 지배계층이 정한 통치논리에 불과한가? 유스티티아의 안대는 무엇을 보지 않으려고 가린 눈인가?

그냥 뭐 그런 생각이.. 문뜩 들었다고..

봄은 시작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1월 1일은 차가운 겨울의 정점

성실하고 올곧은 사람에게도

이렇게나 비뚫어진 사람에게도 

봄은 평등하게 오니

겨울은 시작을 엿보는 음모라고 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