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희망

나는 오래전부터 그것과 섞였다, 습관은 아교처럼 안전하다.

모든 것이 엉망이다, 예정된 모든 무너짐은 얼마나 질서정연한가

10월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 갑자기 거칠어진다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 아무런 잘못도 없다

그 집 앞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 나 그 술집 잊으려네 / ㅣ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 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

나 못생긴 입술 가졌네 /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지만 /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 나 그 술집 잊으려네 /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노인들

그러나 부러지지 않고 죽어 있는 날렵한 가지들은 추악하다

빈집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비가 - 좁은 문

쓸쓸한 애벌레들의 행렬을

3월의 스케이트장처럼 다가오는 징조를 / 곧이어 비참한 기억으로서 되살아날 / 숨가쁜 유혹의 덫이 그리움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을

희망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 언제부턴가 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그 다음 부분은 사족이라 생각함) - 시 세계 전체에서 희망이란 것이 어떤 식으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좀 더 생각해볼 여지는 있을지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서적  (0) 2025.01.03
대학 시절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 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으나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나의 삶에 대한 부정일 수도 있고, 기적적이지만 기적 따위는 없으므로 나의 삶은 필연이라는 애처로움일 수도 있고,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인한 것인가, 보라.

!는 안 어울림. 그렇게 외칠 종류의 말이 아니라.

나는 "존재"하는 것이므로 기적은 필요 없다. 이미 존재로서의 실증이 당위나 우연에 앞서기 때문에

 

영혼이 새까만 상처입은 즘생과 같은 그런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사실 진짜 영혼이 새까만 사람들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고

유약하고 여린 선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고통받고 고민하는 법이라.

나를 펼쳐보아 검은 영혼을 본 자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 내 영혼은 까맣게 참이니까 혹은 참과 거짓이 없는 기적과 요행이 없는 영혼의 한 지점에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해야 하니까  (0) 2025.01.03
대학 시절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외톨이가 되었지만 대학을 떠나기는 두려웠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 백양로랑 관계가 있나? 맞나보네

백양로가 실제로 백양나무가 심어져 있었어서 백양로였구나...

연대 캠퍼스가 참 예쁘긴 예뻐 평지에 있어갖고 로망 그자체...

관악이나 안암은 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해야 하니까  (0) 2025.01.03
오래된 서적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어둠 속에서 몇 개의 그림자가 어슬렁거렸다

어떤 그림자는 캄캄한 벽에 붙어 있었다

눈치챈 차량들이 서둘러 불을 껐다

건물들마다 순식간에 문이 잠겼다

멈칫했다, 석유 냄새가 터졌다

가늘고 길쭉한 금속을 질질 끄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잎들이 흘끔거리며 굴러갔다

손과 발이 빠르게 이동했다

담배불이 반짝했다, 골목으로 들어오던 행인이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 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

기형도 게이설의 주 레퍼런스 중 하나...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사실 마지막 행을 제외하면 군부에 대한 것으로 보일 여지가 많으나...

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 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질문을 던진단 것은 의심한다는 것, 당위에 대한 도전

쾌락은 같은 종류가 아니어도 되지 아니한가?

왜 하필 "욕망"과 "쾌락"이라는 단어를?

 

혹은 한탄, 사람들의 쾌락이란 것은 왜 하나로 수렴할 뿐인가? 다른 즐거움이란 것을 용납하지 않나?

 

인터넷에는 성매매 단속으로 해석한 것도 있던데 그것도 스토리는 짜여지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서적  (0) 2025.01.03
대학 시절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그리고 나는 우연히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

눈은 퍼부었고 거리는 캄캄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건물들은 눈을 뒤집어쓰고

희고 거대한 서류뭉치로 변해갔다

무슨 관공서였는데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왔다

유리창 너머 한 사내가 보였다

그 춥고 큰 방에서 서기(書記)는 혼자 울고 있었다!

눈은 퍼부었고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묵을 달아나지 못하게 하느라 나는 거의 고통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중지시킬 수 없었다

나는 그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창 밖에서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우연히 지금 그를 떠올리게 되었다

밤은 깊고 텅 빈 사무실 창 밖으로 눈이 퍼붓는다

나는 그 사내를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 시절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까뮈  (0) 2024.12.18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 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 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까뮈  (0) 2024.12.18
에리히 프롬 - 사랑의 기술(1956)  (0) 2024.08.02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 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리치고 있는 희망이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까뮈  (0) 2024.12.18
에리히 프롬 - 사랑의 기술(1956)  (0) 2024.08.02
회색인  (1) 2023.02.23

외부 세계의 이방인적 실감 - 우리들의 자연적 환경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그 환경의 표면에다 우리들의 관습의 약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자체와 접촉하는 것이 아니고 실상인즉 자연의 표면에 투사하는 우리 자신의 관념 또는 욕망과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자체와 접촉한다는 것은 인간 의식과는 전혀 바탕이 다른 것을 자기 앞에 드러내 보이는 일이다. 그럴 때 우리는 세계가 두렵고 낯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부조리다.

 

죽음은 수확적 확실성 - 누구도 경험하지는 못하니까

 

자살, 의식-비합리(자아-세계), 부조리, 반항, 자유, 정열

 

의식: 어느날 갑자기 의식이 감각의 계기를 느끼는 것

광의의 부조리: 무의미한 모든 것 - 세상, 나

협의의 부조리: 세계와 나를 연결하는 관계 - 내 의식과 그것을 틈새에 가두고 있는 벽과의 대립. 괴리: 비교되는 요소의 대치에서 생기는 대리.

"세계"는 허망=부조리한 것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것임: 허망=부조리한 것은 명증을 요구하는 의식(자아)과 그 비합리(세계) 간의 대치인 것

부조리에 대한 대답은? 1. 자살 2. 희망 3. 반항

자살이나 희망은 삶의 체험에서 얻은 답은 아님: 자살은 의식을 회피하는 것이고, 희망은 비합리를 두고 언젠간 설명되리라는 회피임

반항만이 의식과 비합리를 유지함녀서 그 대결을 보장 - 부조리를 향하여 들고 일어나, 부조리를 향해 의식을 내던지는 것

반항으로서 의식이 깨우쳐져 일상적 몸짓의 연쇄로부터 해방 - 자유라는 무기를 들고 세계로 돌아간다

(그래도 일상적 삶 속에 있긴 해야됨 + 반항하는 이상 자살은 용납되지 않음 = 살아가야)

정열: 일상인의 삶이란 건 사실 꿈 같은 것 - 자기 기획에 얽힌 추상적 미래에 불과

- 반항에서 구체적 현재를 발견하는 부조리의 영웅: 개념을 버리고 감각을 취한다. 세계의 부를 촉감한다.

 

개체적 의식의 유일점에서 총체적 발산. 질에서 양으로.

 

======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한가지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에리히 프롬 - 사랑의 기술(1956)  (0) 2024.08.02
회색인  (1) 2023.02.23
위대한 개츠비(와 한 학기 서평) (2016. 12. 15.)  (1) 2022.08.13

형사

2023모358 과태료 일부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 (자) 파기환송

[수사기관에 의하여 감정을 위촉받은 사람이 증인으로 소환되었으나 불출석하여 과태료를 부과받은 뒤 과태료 부과결정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사건]

: ◇경험한 과거의 사실을 진술할 지위에 있지 않은 감정인에 대하여 증인 또는 감정증인으로 소환한 경우, 소환장을 송달받고 불출석한 감정인에 대하여 불출석에 대한 제재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증인은 선서하고 경험사실 진술할 의무 부담(08도942)

- 형소법이 법원에 증인 소환 강제(과태료, 구인) 권한 부여한 이유는 사건 실체 규명에 가장 직접적, 핵심적 증인으로 하여금 법정 와서 선서 후 증인하도록 하고, 법원은 증인 진술 토대로 형성된 유무죄 심증 따라 실체 규명하도록 하기 위함(증인에 대한 강제수단은 실체적 진실 규명 위한 대체가능성 없는 증인에게 인정되는 조치임)

- 감정인은 학식, 경험 따른 진술, 보고; 증인 규정 준용은 되나 소환 응하지 않아도 구인은 불가능

- 감정인이라 해도 특별 지식에 의하여 알게 된 과거의 사실에 관하여 진술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증인의 지위에 해당하는 감정증인으로서 증인신문절차에 따라 신문하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179조),

- 감정인이 감정을 하여 감정서(형사소송법 제171조 제1항)를 제출한 경우에 그 기재된 의견에 관한 설명을 추가로 듣는 절차(형사소송법 제171조 제4항) 등은 감정인이 과거의 사실을 진술하는 지위에 있지 않은 이상 증인신문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1편 제13장의 감정에 관한 규정에 따라 소환하여 진행하는 감정인신문으로 하여야

> 감정인신문에서는 불출석 제재로 과태료 불가

- 이러한 법리는 선서한 감정인에도 마찬가지고, 감정서 제출한 감정인의 법정진술이 경험한 과거 사실이 아니라 전문적 학식, 경험 관련이면 마찬가지로 감정인신문임

- 학식경험에서 얻은 진술은 다른 감정인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 - 이와 다른 전제에서 증인이나 감정인으로 소환해 신문한다면 증인한테나 인정되는 법정출석의무를 감정인신문 할 위치에 있는 자에게 인정하는 부당한 결과 - 형소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사실관계: 법의학자가 아동학대치사 수사 과정에서 골절 경위 등 감정, 감정서 회보

- 증인 출석 고지했는데 불출석하자 과태료

- 대법: 이런건 감정인으로 채택해서 감정인신문으로 결과 설명하게 해야하지, 증인으로 소환 후 불출석 페널티 줄 수는 없다

> 사건에서는 감정서가 증거로 제출 안 된 사정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소송지휘권 적절히 행사해서 증거신청 변경시키거나 했어야 했다고 함

 

 

한국에는 존나 뻔한 사기인데 사기로 인정이 안 되는 유형들이 몇개 있는데...

주로 사업을 한다고 하면서 "투자"를 받는다고 한 다음 '데헷 사업이 잘 안되었네요~★' 하면서 튀어버리는 것들이 그것이다.

문재인 때 태양광, 코로나 때 마스크 공장 등... 니가 얼마를 투자하면 연 얼마를 보장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후, 대충 짓는 둥 마는둥... 인허가 받는둥 마는둥... 하다가 인허가가 반려됐슈 우리도 돈이 없어요 지금 힘들어요 어쩌고 저쩌고 돈 돌려 드리겠습니다 하다가 잠적... 약간 돌려주고 잠적... 반복하다 피해자가 화나서 소 제기하고 자산 떼 보면 이미 아무 것도 없고, 주소지 보면 다 지 마누라/자식/형제 소유로 소유권 다 돌려놓고.

이런 것들의 경우 "고의" 입증이 안 되어서 사기죄로 의율이 안되고, 그러다 보니 불법행위도 안되고, 불법행위가 안 되면 투자는 대여가 아니라서 사업 망하면 자기돈 날아가는 리스크 있는 거기 때문에 자금 회수도 안됨. 설령 불법행위 인정이 되어도 이런거 해먹는 꾼들은 한국에서는 매스컴이라도 타기 전까진 추적 못X 안O한단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마누라 자식 형제한테 다 돌려버리고 민사 승소 판결 받아도 한푼도 안줌(주1).

 

그리고 요즘 또 보이는 세태가... 약국 개국 사기.

의사나 변호사는 개업할 때 "컨설팅"이 달라붙는데 약국은 "브로커"가 달라붙는단 말처럼 약국 개국은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의룡인들께서는 '나 없으면 너 망한다?'하면서 건물 1층 약국에 현금 내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전가시키는 경우가 아예 관행이 되어 있는데,

차라리 인테리어면 최소한 '내가 한동안 여기서 영업할거다'란 표지라서 좀 낫다는 걸 이번에 느끼게 되었다...

바로바로... "돈으로 주세요" 한 다음 폐업하고 튀어버리기.

주로 임대인(건물주 자체보다는 주로 분양대행)와 의주빈이 짜고서 약사를 해쳐먹는데, 

1. 임대인이 개국하려는 약사에게 "건물 3, 4층에 365 병원이 들어올 거에요. 피부과 이런 거 아니고 처방과임! 그러니까 니 임대료를 비싸게 책정하겠습니다"라고 함

2. 약사의 미래는 (1) 평생 월급 안오르고 페이약하며 근로소득받기/(2) 개국해서 사업소득벌기/(3) 기존 약사의 길을 버리고 어디 화장품회사(like 나쏠 20기 현숙)나 제약회사 들어가기 세가지 뿐이며, 의약분업 하에서 약국은 자연스럽게 같은 건물에 병원이 있냐 없냐에 따라 존폐가 결정되기 때문에 병원, 특히 처방전 뿜어대는 처방과가 있으면 일단 들어옴.

3. 관행이 된 불법에 따라 약사는 위에 들어오는 병원한테 "지원금"을 바침 - 올해 약사법/의료법 개정에 따라 병원지원금 제공/수수/알선/중개는 의사 약사 둘 다 자격정지 + 징역or3천 이하 벌금 빔이 날아옴(약사법 제24조의2 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금지). 근데 뭐 어떡해. 안주면 의사가 '나 영업 안함 ㅅㄱ', '상품명처방(주2) 하니까 니 약국에 없는 걸로 처방할거임 ㅅㄱ' 등으로 갑질해서 약국 폐업시켜버리는데.

4. 보통 관행은 뭐 인테리어를 약국이 해준다든가, 보증금을 대신 내준다든가, 하는 건데, 요즘은 걍 돈을 받아먹음. 뭐 그래도 일을 해서 약사가 돈을 벌면 어쨌든 누이좋고 매부좋고인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

5. 병원이 개원을 안함! 정확히는 '원장들 간 문제가 있어서...', '간호사가 갑자기 출근을 못한다고 해서...' 하면서 개원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약사한테 제조약 리스트도 안보내줌. 아예 아무것도 안하면 사실 누가봐도 사기니까, 애매-하게 함. 뭐 네이버 지도에 병원 등록도 하고, 일단 행정상으로는 오픈도 하고, 안에 인테리어도 (돈 안들이고) 대충 뭔가 하고, 전단지도 뿌리고... 그러나 아무튼 병원 개원을 안 함. 돈은 받아쳐먹어놓고서.

6. 그러면서 약사랑은 연락이 됐다~ 안됐다~ 내가 무슨 사정이 있어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룸. 이제 약사는 생각했던 거랑 현실이 너무 달라져서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함

7. 그러다가 결국 개원을 하긴 함. 근데? 뭐 저렇게 대충 해서 장사가 되겠나? 1~3달만에 폐업하고 튀어버림. 받은 돈은? 당연히 안돌려주지.

8. 약사가 분기탱천해서 야이 개새끼 사기꾼아 하면 이제 헬반도 엔딩이 나는데

1) 허허허 사기라뇨? 저는 행정상 오픈도 했고, 인테리어도 (존나 가라지만) 했고, 전단지도 돌리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근데 장사가 안돼서 닫은건데 어떡해용? 무능이 죕니까? 장사가 안된게 죄에요? 촤하하하 

2) 사기? 사기면 어쩔껀데?  너 돈 준거 불법이잖아. 개국하느라고 돈도 많이 끌어다 썼을텐데 자격정지 맛좀 볼래? 그리고 그거 불법원인급여라서 돈 못돌려받음~ 하고 역 협박하기

임대인한테 하소연 해봤자, 임대인도 이미 한 통속이기 때문에 아무의미 없음. 계약서에 "병원이 들어온다는 조건 하에 이렇게 한다"란 조항 있어봤자 별 의미 없는게, 위 7. 따라 아무튼 들어는 왔음 ㅅㄱ하고 가버리고, 법원도 판사마누라가 약국사기 당하는 일 발생하기 전까지는 '아무튼 들어왔잖아. 임대인은 거짓말한적 없음'하고 판결내버림. 건물주면 뭐 거기서 드러누울수라도 있지, 앞서 말했듯 보통 '분양대행사'라서, 건물주도 '난 몰라'라고 해버림. 

그러면 약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너죽고 나죽자로 의사 고발하면서 자수하기 뿐. 뭐 자수하면 약사법 제24조의3 따라 책임감면 받을 수 있으니까 부부약사시면 한명 면허 정지당하고 나머지 한명 면허로 장사한다고 생각하고 찌르면 된다. 아니면? 뭐... 한국에서 법은 멀고 칼은 가까우니까 의사랑 분양대행사한테 제발 한번만 만나달라고 사정한다음 칼로 찔러버리는 게 빠름.

이걸 막으려면... 애초에 부동산 계약할 때부터 변호사 끼고 들어가면서 계약서를 if~ else~ 하면서 누더기로 만드는 게 맞는데... 한국은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 책임도 안지며 자주 보는 매도인/임대인 편이지 임차인/매수인한텐 관심도 없고 가끔은 사기꾼들이랑 짜고 치는 공인중개사들한테는 몇천만원씩 퍼주면서 변호사한테 돈을 안 쓰는 나라기 때문에... 전국민에게 더글로리 강제시청시키면서 하도영 선생님의 명대사를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가르치든가 해야지 뭐.

 

다른 방법도 있는데, 소위 유형화된 사기들에 대해서 고의를 쉽게쉽게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건 사회에서 해당 유형 사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성숙하면 그렇게 되는데, 가령 옛날에는 보이스피싱 수거책 이런 애들 대해서 사기방조범으로 잘 의율이 안 됐다. '진짜 고소득 알바라고 지하철 광고 보고 아무 생각 없이 했을 수도 있잖아'라는 건데, 이제는 보이스피싱? 일단 유죄추정에 가까움. 왜냐? 이게 사기꾼새끼란 걸 너도알고 나도알고 모두가 아니까. 보이스피싱 관련해서 판사가 당하니까 그때부터 세게 때린다 라는 소문이 있는데 진위여부는 모르겠고, 판사도 당할 정도로 흔해지니까 이제 그냥 이런 유형? 사기! 라고 인정하는 거에 가깝지 않을까? 싶음. 폰지류 다단계도 사실 암웨이 유사나처럼 다단계가 어느정도 규모를 갖추는 데 성공하면 폰지사기라고 안 부르지만, 나름대로의 아이템과 사업모델이 있고 실제로 창업주가 진짜 열심히 해보려던 사업이라 해도 조직이 성숙하기 전에 펑 터져버리면 바로 사기(+유사수신)로 쳐넣어버리는 것처럼. 사회가 '이런 유형 짓거리는 니가 염병을 떨어도 걍 사기다!'라고 합의하고 있으면 본인이 아주 어렵게 고의 없음을 증명해야하고 피해자들은 구제받을 여지가(여전히 주석1 따라 별로 없음) 약간이라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법원은 코로나 마스크공장, 태양광사기, 약국사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 피해자들이 널리고 깔렸는데도 인정을 잘 안해줌. 대충 외관만 갖췄으면 '얘가 노력했는데 사업이 안풀려버렸잖엉 투자금 받은 건 어디 룸싸롱에 날려먹었는지 지 마누라 명의로 빼놨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없대잖앙'하면서 땅땅 사기무죄 손해배상부당이득청구 기각~ 사기꾼아 잘먹고 잘살렴~ 하면서 풀어주기 때문에...

결론을 뭐라 내야 하나... 음... 엥간하면 사기 칩시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선 추징 못합니다? 쩝.

 


주1) 우리나라는 참 병신나라인게 개인이 자기 마누라나 형 명의로만 해 놔도 민간 차원에선 추징할 방법이 없음. 강제집행면탈죄로 검찰까지 가서 유죄 받아야 드디어 뭘 뺏든말든 할 수가 있는데 검수완박 이후로 돈이 왔다갔다 하느라 9급 순경들 두뇌로는 감당 안되는 경제사건은 고소장 넣어도 아무 소용 없거나 최소 2년 걸린다고 보면 됨. 사기, 공갈, 횡령, 배임 4대 경제범죄 중 순경들이 처리할 수 있는 건 협박공갈, 중고나라, 보이스피싱밖에 없다. 2년 지나면? 이미 세탁완료~ 하다못해 임대계약을 '제 형 명의로 했는데요?'라고 하면 임대차보증금도 못뺐는 나라임ㅋㅋ

주2) 약은 당연하지만 최초 개발사가 만드는 원본 정품 약이 있고, 생동성 실험 통해서 그거랑 똑같은 성분으로 똑같이 만들어서 똑같은 효력 있다고 인정받은 제네릭(카피약)이 있는데, 의사가 처방을 할 때 그 동일한 "성분명"으로 처방하냐, 특정 "상품명"으로 처방하냐 두 가지 제도가 있음. 우리나라는 상품명처방. 가령 의사가 '실데나필(성분명) 처방합니다' 라고 하면 약사는 비아그라를 팔든 팔팔정을 팔든 지 맘대로고 그냥 자기 약국에 있는 재고 팔면 되지만, 의사가 한미약품한테 돈받고 '팔팔정 처방합니다' 하면 약사는 팔팔정을 줘야 하고, 같은 성분 다른 걸 줄라면 의사한테 알려야 됨. 그리고 환자 입장에선 '에 그 약 없어요? 그럼 딴데갈래용~'해버리고 약국은 망하고ㅋㅋ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년이면 강산도 바뀌지~  (0) 2022.06.07
국가배상  (0) 2021.06.23
새 연애를 시작하며  (0) 2020.07.21
끔찍한  (0) 2019.07.10
일본불매  (0) 2019.07.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