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7. 국어: 선을 따르기는 오르는 것과 같고, 악을 따르는 것은 무너져 내리는 것과 같다

1. 28. 논어: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

2. 3. 육시옹 고시경: 매사에 지나치게 좋은 구절을 찾으면 눈앞에 있는 오묘한 경물境物을 소홀하게 여겨 받아들이지 못한다.

- 경치와 사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해야 하니까  (0) 2025.01.03
오래된 서적  (0) 2025.01.03
대학 시절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오후 4시의 희망

나는 오래전부터 그것과 섞였다, 습관은 아교처럼 안전하다.

모든 것이 엉망이다, 예정된 모든 무너짐은 얼마나 질서정연한가

10월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 갑자기 거칠어진다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 아무런 잘못도 없다

그 집 앞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 나 그 술집 잊으려네 / ㅣ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 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

나 못생긴 입술 가졌네 /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지만 /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 나 그 술집 잊으려네 /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노인들

그러나 부러지지 않고 죽어 있는 날렵한 가지들은 추악하다

빈집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비가 - 좁은 문

쓸쓸한 애벌레들의 행렬을

3월의 스케이트장처럼 다가오는 징조를 / 곧이어 비참한 기억으로서 되살아날 / 숨가쁜 유혹의 덫이 그리움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을

희망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 언제부턴가 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그 다음 부분은 사족이라 생각함) - 시 세계 전체에서 희망이란 것이 어떤 식으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좀 더 생각해볼 여지는 있을지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력  (0) 2025.02.05
오래된 서적  (0) 2025.01.03
대학 시절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 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으나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나의 삶에 대한 부정일 수도 있고, 기적적이지만 기적 따위는 없으므로 나의 삶은 필연이라는 애처로움일 수도 있고,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인한 것인가, 보라.

!는 안 어울림. 그렇게 외칠 종류의 말이 아니라.

나는 "존재"하는 것이므로 기적은 필요 없다. 이미 존재로서의 실증이 당위나 우연에 앞서기 때문에

 

영혼이 새까만 상처입은 즘생과 같은 그런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사실 진짜 영혼이 새까만 사람들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고

유약하고 여린 선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고통받고 고민하는 법이라.

나를 펼쳐보아 검은 영혼을 본 자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 내 영혼은 까맣게 참이니까 혹은 참과 거짓이 없는 기적과 요행이 없는 영혼의 한 지점에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력  (0) 2025.02.05
일해야 하니까  (0) 2025.01.03
대학 시절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외톨이가 되었지만 대학을 떠나기는 두려웠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 백양로랑 관계가 있나? 맞나보네

백양로가 실제로 백양나무가 심어져 있었어서 백양로였구나...

연대 캠퍼스가 참 예쁘긴 예뻐 평지에 있어갖고 로망 그자체...

관악이나 안암은 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해야 하니까  (0) 2025.01.03
오래된 서적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어둠 속에서 몇 개의 그림자가 어슬렁거렸다

어떤 그림자는 캄캄한 벽에 붙어 있었다

눈치챈 차량들이 서둘러 불을 껐다

건물들마다 순식간에 문이 잠겼다

멈칫했다, 석유 냄새가 터졌다

가늘고 길쭉한 금속을 질질 끄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잎들이 흘끔거리며 굴러갔다

손과 발이 빠르게 이동했다

담배불이 반짝했다, 골목으로 들어오던 행인이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 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

기형도 게이설의 주 레퍼런스 중 하나...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사실 마지막 행을 제외하면 군부에 대한 것으로 보일 여지가 많으나...

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 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질문을 던진단 것은 의심한다는 것, 당위에 대한 도전

쾌락은 같은 종류가 아니어도 되지 아니한가?

왜 하필 "욕망"과 "쾌락"이라는 단어를?

 

혹은 한탄, 사람들의 쾌락이란 것은 왜 하나로 수렴할 뿐인가? 다른 즐거움이란 것을 용납하지 않나?

 

인터넷에는 성매매 단속으로 해석한 것도 있던데 그것도 스토리는 짜여지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서적  (0) 2025.01.03
대학 시절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그리고 나는 우연히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

눈은 퍼부었고 거리는 캄캄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건물들은 눈을 뒤집어쓰고

희고 거대한 서류뭉치로 변해갔다

무슨 관공서였는데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왔다

유리창 너머 한 사내가 보였다

그 춥고 큰 방에서 서기(書記)는 혼자 울고 있었다!

눈은 퍼부었고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묵을 달아나지 못하게 하느라 나는 거의 고통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중지시킬 수 없었다

나는 그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창 밖에서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우연히 지금 그를 떠올리게 되었다

밤은 깊고 텅 빈 사무실 창 밖으로 눈이 퍼붓는다

나는 그 사내를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 시절  (0) 2025.01.03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까뮈  (0) 2024.12.18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 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 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쁘게 말하다  (0) 2025.01.03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까뮈  (0) 2024.12.18
에리히 프롬 - 사랑의 기술(1956)  (0) 2024.08.02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 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리치고 있는 희망이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할 만한 지나침  (0) 2025.01.03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까뮈  (0) 2024.12.18
에리히 프롬 - 사랑의 기술(1956)  (0) 2024.08.02
회색인  (1) 2023.02.23

외부 세계의 이방인적 실감 - 우리들의 자연적 환경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그 환경의 표면에다 우리들의 관습의 약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자체와 접촉하는 것이 아니고 실상인즉 자연의 표면에 투사하는 우리 자신의 관념 또는 욕망과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자체와 접촉한다는 것은 인간 의식과는 전혀 바탕이 다른 것을 자기 앞에 드러내 보이는 일이다. 그럴 때 우리는 세계가 두렵고 낯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부조리다.

 

죽음은 수확적 확실성 - 누구도 경험하지는 못하니까

 

자살, 의식-비합리(자아-세계), 부조리, 반항, 자유, 정열

 

의식: 어느날 갑자기 의식이 감각의 계기를 느끼는 것

광의의 부조리: 무의미한 모든 것 - 세상, 나

협의의 부조리: 세계와 나를 연결하는 관계 - 내 의식과 그것을 틈새에 가두고 있는 벽과의 대립. 괴리: 비교되는 요소의 대치에서 생기는 대리.

"세계"는 허망=부조리한 것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것임: 허망=부조리한 것은 명증을 요구하는 의식(자아)과 그 비합리(세계) 간의 대치인 것

부조리에 대한 대답은? 1. 자살 2. 희망 3. 반항

자살이나 희망은 삶의 체험에서 얻은 답은 아님: 자살은 의식을 회피하는 것이고, 희망은 비합리를 두고 언젠간 설명되리라는 회피임

반항만이 의식과 비합리를 유지함녀서 그 대결을 보장 - 부조리를 향하여 들고 일어나, 부조리를 향해 의식을 내던지는 것

반항으로서 의식이 깨우쳐져 일상적 몸짓의 연쇄로부터 해방 - 자유라는 무기를 들고 세계로 돌아간다

(그래도 일상적 삶 속에 있긴 해야됨 + 반항하는 이상 자살은 용납되지 않음 = 살아가야)

정열: 일상인의 삶이란 건 사실 꿈 같은 것 - 자기 기획에 얽힌 추상적 미래에 불과

- 반항에서 구체적 현재를 발견하는 부조리의 영웅: 개념을 버리고 감각을 취한다. 세계의 부를 촉감한다.

 

개체적 의식의 유일점에서 총체적 발산. 질에서 양으로.

 

======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한가지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투는 나의 힘  (0) 2025.01.03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에리히 프롬 - 사랑의 기술(1956)  (0) 2024.08.02
회색인  (1) 2023.02.23
위대한 개츠비(와 한 학기 서평) (2016. 12. 15.)  (1) 2022.08.13

그리스어 techne는 로마로 오면서 라틴어 ars로 번역됐는데

테크네는 딱 봐도 테크닉인 것처럼,

스펠링부터 이게 현대의 art구나 싶은 ars는 '예술'보다는 '기술', 그냥 '術'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함

한국에서는 'art'가 보통 '예술'로 대응되는데 그건 사실 fine art고

교양학부가 자유롭게 이런저런 걸 배우니 liberal arts인 것처럼 art자체는 그냥 -술로 번역되는 게 맞다.

그런 점에서 art of loving인 이 책의 제목은 기실 굳이 따지자면 '사랑하는 기술'/'사랑하는 법'정도가 의미에는 제일 맞닿아 있다 할 것이지만...

사랑의 기술이 역시 제목으로서의 간지는 가장 잘 챙겼다..

예전 여자친구 애프터때 같이 북카페 갔다가 산 책을 1년이 지나서 헤어지고 나서야 읽음...


aol.pdf
0.36MB


 

결국 결론은,

사랑은 하는 것이고, 단순히 이성간 사랑이 아니라, 결국에는 인류애적 개념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며,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란 게 얼마나 왜곡된 형태로 있는가

자본주의는 사람을 얼마나 분해하고 파편으로 만드는가

그런 세상에 대한 대결수단으로서 사랑이 필요해 amor vincit omnia

힘들고 제멋대로인 세상에서 내가 항상 강하고 이길 수만은 없는데,

그 흔들리고 괴로울 때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을 수 있다면/그 사람이 힘들 때 내가 그 옆에 있어줄 수 있다면 그게 삶에게 이기는 방법이다, 라는 게 내 결론.

 

 

그리고 변호사란 직업에 대해서 조금 더 만족하게 됨... ㅋㅋㅋㅋㅋ 분업이 가득한 세상에서 내가 이 일에 대한 총체적 지배를 갖고 일하면서 월급타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 아무리 업계가 씹창나고 있다 하더라도 일의 본질로서 그 부분은 안변할테니까...... 아닌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0) 2025.01.03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까뮈  (0) 2024.12.18
회색인  (1) 2023.02.23
위대한 개츠비(와 한 학기 서평) (2016. 12. 15.)  (1) 2022.08.13
그녀(her)(2013) 감상평(2016. 12. 3.)  (1) 2022.08.13

+ Recent posts